2026. 7. 25. 14:12ㆍ카테고리 없음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고민이 생겼다.
영상을 찍는 건 어렵지만 배우면 됐다. 대본을 쓰는 건 ChatGPT가 도와줬다. 편집도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익혔다. 그런데 썸네일이 문제였다.
썸네일은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내 영상을 클릭하게 만드는 첫 번째 관문이다. 아무리 영상 내용이 좋아도, 썸네일이 눈에 안 띄면 아무도 클릭하지 않는다. 구독자가 많지 않은 초보 유튜버에게 썸네일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나는 그림을 못 그린다. 디자인을 배운 적도 없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프로그램은 열어본 적조차 없다.
처음엔 포기하고 그냥 영상 캡처 화면을 썸네일로 썼다. 클릭률이 처참했다. 뭔가 해야겠다 싶었다. 그때 찾은 게 제미나이(Gemini)였다.
제미나이가 뭔가
제미나이는 구글이 만든 AI 서비스다. ChatGPT와 비슷한데, 구글 계정만 있으면 바로 쓸 수 있어서 접근하기 쉽다. 텍스트로 대화도 되고,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도 있다.
내가 주목한 건 이미지 생성 기능이었다. 글로 설명하면 그에 맞는 그림을 만들어준다. "60대 남성이 캠핑장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 배경은 산과 나무, 밝고 따뜻한 색감"이라고 입력하면, 그런 이미지가 나온다.
처음 이 기능을 알았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글을 쓰면 그림이 나온다고?
처음 시도한 날 아침
gemini.google.com에 접속했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했다. 입력창이 나왔다.
이렇게 입력했다.
"유튜브 썸네일 이미지를 만들어줘. 주제는 '60대가 ChatGPT를 처음 쓰는 법'이야.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짓는 60대 남성의 모습, 배경에는 ChatGPT 로고 느낌의 초록빛 화면, 밝고 눈에 띄는 색감으로."
잠시 후 이미지가 생성됐다.
완벽하진 않았다. 사람 얼굴이 어색하고, 글씨가 들어가면 오타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구성은 내가 원했던 방향이었다.
"배경을 파란색으로 바꿔줘." 다시 생성했다. 바뀌었다.
"남성이 더 환하게 웃게 해줘." 다시 생성했다. 인상이 밝아졌다.
이렇게 몇 번 수정을 요청하면서 마음에 드는 버전을 골랐다. 그 이미지를 다운로드하고, 거기에 텍스트만 덧입혔다.
썸네일이 완성됐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썸네일을 만든 날이었다.
실제로 이렇게 활용한다
1단계 — 제미나이로 배경 이미지 생성
썸네일의 배경이 되는 이미지를 만든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유튜브 썸네일 만들어줘"라고 하면 결과가 제각각이다. 대신 이렇게 쓴다.
"가로 1280 픽셀, 세로 720 픽셀 비율의 유튜브 썸네일 이미지. 제천 캠핑장의 새벽 풍경, 텐트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장면, 따뜻한 주황빛 색감, 오른쪽 상단은 텍스트 삽입을 위해 여백을 남겨줘."
이처럼 비율, 내용, 색감, 여백 위치까지 지정하면 훨씬 쓸만한 이미지가 나온다.
2단계 — 텍스트 삽입은 따로
제미나이로 생성된 이미지에 글자를 직접 넣으면 오류가 많다. AI 이미지 생성은 아직 한국어 텍스트를 정확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텍스트는 따로 넣는 게 낫다.
나는 미리캔버스(miricanvas.com)를 함께 쓴다. 제미나이로 배경 이미지를 만들고, 그걸 미리캔버스에 업로드한 뒤 텍스트를 올린다. 미리캔버스는 무료로 쓸 수 있고, 한국어 폰트도 다양하다. 드래그 앤 드롭으로 텍스트 위치를 조정하면 된다. 디자인 지식이 전혀 없어도 쓸 수 있다.
3단계 — 여러 버전 비교
제미나이는 보통 한 번에 여러 이미지를 생성해준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된다. 하나도 마음에 안 들면 조건을 조금 바꿔서 다시 생성한다. "밝게", "어둡게", "색깔 바꿔", "구도 달리" 이런 식으로 지시하면 그에 맞게 바꿔준다.
제미나이를 쓰고 달라진 것
클릭률이 올라갔다. 수치로 비교해보면 차이가 눈에 띈다. 영상 캡처 화면을 썸네일로 쓰던 때와, 제미나이로 만든 썸네일을 쓸 때를 비교하면 클릭률이 확실히 달라졌다. 같은 주제, 같은 내용의 영상인데도 사람들이 클릭하는 빈도가 달라졌다.
영상 준비 시간도 줄었다. 예전엔 썸네일 때문에 막막했다. 이제는 제미나이에 입력하고, 고르고, 텍스트 올리면 30분 안에 된다.
그리고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이미지를 만들면서 영상 기획이 더 뚜렷해졌다. 썸네일을 만들려면 "이 영상의 핵심이 뭔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 과정이 영상 자체를 더 명확하게 만들어줬다. 썸네일이 영상 기획의 나침반이 된 셈이다.
주의할 점
제미나이 이미지 생성이 항상 원하는 대로 나오는 건 아니다. 사람 얼굴은 아직 어색한 경우가 많고, 한국어 텍스트가 포함된 이미지는 오타가 자주 생긴다. 사실적인 사람 사진보다는 일러스트 스타일이나 풍경 이미지에서 더 자연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나는 사람 사진이 필요할 때는 직접 찍은 내 사진을 쓰고, 배경이나 분위기 이미지는 제미나이로 만든다. 두 가지를 조합하면 더 자연스러운 썸네일이 완성된다.
무료로 할 수 있는 툴 조합
정리하면 이렇다. 전부 무료다.
제미나이(gemini.google.com) — 배경 이미지 생성. 구글 계정만 있으면 된다.
미리캔버스(miricanvas.com) — 텍스트와 로고 삽입. 회원가입 후 무료로 쓸 수 있다.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유튜브 썸네일을 만드는 데 돈이 들지 않는다. 포토샵도 필요 없고, 디자이너에게 의뢰할 필요도 없다.
만들어보자
유튜브가 아니어도 된다. 블로그 대표 이미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손자에게 줄 생일 카드 배경. 어디에나 쓸 수 있다.
오늘 제미나이를 열고,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글로 설명해보자. 처음엔 결과가 기대와 다를 수 있다. 괜찮다. 조금씩 표현을 바꿔가며 시도하다 보면 원하는 것에 가까워진다.
나는 디자인을 배운 적이 없다. 포토샵을 써본 적도 없다. 하지만 매주 썸네일을 만든다.
도구가 바뀌면 할 수 있는 것도 바뀐다. 그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