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메모 5,360개, 내가 지식을 쌓는 방법 — 68세 평생 학습자의 메모 습관

2026. 7. 25. 14:06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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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네이버 메모를 열었더니 5,360개였다.

처음엔 이게 얼마나 많은 건지 실감이 안 났다. 그냥 꾸준히 적다 보니 그렇게 됐다. 하루에 두세 개씩, 어떤 날은 열 개 넘게, 어떤 날은 하나도 못 적는 날도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이 쌓이다 보니 5천 개가 넘었다.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메모를 그렇게 많이 하면 뭘 적어요?" "나중에 다 읽어요?" "어디에 써먹어요?"

좋은 질문이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왜 메모를 시작했나

처음 메모를 시작한 건 순전히 기억력 때문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느끼는 게 있다. 방금 전에 읽은 내용인데 돌아서면 흐릿해진다. 유튜브를 보다가 "이거 좋다" 싶었던 내용을, 다음 날 다시 떠올리려면 잘 안 된다. 책에서 밑줄 친 문장이, 두 달 후엔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도 모르게 된다.

20대 때는 한 번 들으면 웬만큼 기억됐다. 하지만 60대의 기억력은 다르다. 나쁜 게 아니라 방식이 다른 것이다. 단기 기억보다 경험에서 온 직관이 더 강해지는 시기라고 한다. 그러니 단기 기억을 도와줄 도구가 필요하다.

그게 나에게는 네이버 메모였다.


무엇을 적는가

메모에 적는 것들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새로 알게 된 것. 뉴스를 읽다가 몰랐던 용어가 나오면 적는다. 유튜브를 보다가 처음 듣는 개념이 나오면 적는다. ChatGPT에게 물어봤다가 흥미로운 답이 나오면 적는다. 단순히 "이런 게 있구나" 수준이더라도 일단 적는다.

둘째, 생각이 든 것. 산책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아침에 밥 먹다가 어제 본 영상과 연결되는 아이디어,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었던 말 중 마음에 남는 것. 이런 것들은 적지 않으면 금방 사라진다.

셋째, 나중에 더 알고 싶은 것. "이건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을 제목만 적어둔다. 나중에 시간이 날 때 그걸 검색하고 공부한다. 일종의 나만의 공부 리스트다.


메모는 이렇게 한다

스마트폰을 항상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메모는 언제 어디서나 한다.

캠핑장에서 일하다가도 문득 뭔가 생각나면 잠깐 멈추고 폰을 꺼내 적는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뉴스를 읽다가도 적는다. 잠들기 전 침대에서 오늘 배운 것을 정리할 때도 적는다. 심지어 운전 중에는 음성 메모를 이용한다. 입으로 말하면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되니까.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문장이 아니어도 된다. 단어 하나만 적어도 된다. 나중에 읽었을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떠오르면 그걸로 충분하다. 완벽한 문장을 쓰려다가 메모 타이밍을 놓치는 것보다, 불완전하더라도 일단 적는 게 낫다.

그리고 네이버 메모의 좋은 점은 태그 기능이다. 나는 주제별로 태그를 달아둔다. #AI, #캠핑, #인생, #배움, #책, #유튜브 이런 식으로. 나중에 특정 주제로 쓴 메모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편하다.


5,360개의 메모가 쌓이면 생기는 일

메모가 많이 쌓이면 생기는 의외의 효과가 있다.

패턴이 보인다. 내가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은지, 어떤 시기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보인다. 1년 전 메모를 읽어보면 "아, 그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면서 내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의 재료가 된다. 유튜브 대본을 쓸 때, 블로그 글을 쓸 때, 강의 자료를 만들 때, 메모에서 소재를 꺼내온다. 예전에 적어두었던 생각 조각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글이 탄생한다. 이 책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몇 년간의 메모들이 챕터가 되고, 이야기가 되고, 결국 한 권의 책이 됐다.

기억의 보조 장치가 된다. 누군가 어떤 정보를 물어볼 때, 나는 종종 메모를 검색한다.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까먹어도, 메모에 있으면 바로 꺼낼 수 있다. "아, 그거 제가 적어둔 게 있는데요" 하면서 바로 찾아주면 다들 놀란다.


메모는 나와의 대화다

메모를 단순히 정보 저장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아깝다.

나에게 메모는 나와의 대화다. 뭔가를 적는 행위 자체가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머릿속에 막연하게 떠돌던 것을 글로 쓰다 보면, 내가 실제로 뭘 생각하고 있는지가 선명해진다. 글로 쓰지 않으면 생각한 것 같지만 사실은 흐릿한 채로 남아 있는 게 많다.

또 메모를 쓰다 보면 질문이 생긴다. "이건 왜 그럴까?" "이것과 저것은 어떻게 연결되지?" 그 질문이 다음 날 더 공부하게 만든다. 메모 하나가 또 다른 메모를 낳고, 그렇게 지식이 쌓인다.


도구는 중요하지 않다

네이버 메모라고 했지만, 사실 도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 구글 킵이어도 되고, 에버노트여도 되고, 그냥 종이 노트여도 된다. 중요한 건 꾸준히 적는 습관이다.

다만 스마트폰 앱이 편한 이유가 있다. 항상 들고 다니는 폰에 있으니까 언제든 바로 열 수 있다. 사진도 같이 저장할 수 있다. 검색이 된다. 그리고 잃어버릴 걱정이 없다. 종이 노트는 잃어버리거나 젖거나 하는 위험이 있지만, 앱은 클라우드에 저장되니까 안심이다.

60대 이상 분들 중에 스마트폰 메모 앱이 낯선 분들이 계실 것 같다. 어렵지 않다. 네이버 앱을 열고 '메모' 탭을 찾으면 된다. 글자를 적고 저장하면 끝이다. 그게 전부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법

이 글을 읽는 분에게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오늘 하루 동안 "이거 메모해두면 좋겠다" 싶은 것을 딱 하나만 적어보자. 뉴스에서 처음 본 단어도 좋고, 아침에 떠오른 생각도 좋고, 대화 중에 들은 인상적인 말도 좋다. 단 한 줄이어도 된다.

그걸 내일도 하고, 모레도 하면, 일주일이면 7개가 된다. 한 달이면 30개. 일 년이면 300개가 넘는다. 5년이면 1,500개다.

그 1,500개의 메모가 당신의 이야기가 된다. 당신의 생각이 담긴 책이 된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기록이 된다.

나의 5,360개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오늘의 한 줄이, 내일의 책이 된다.


마치며

사람들은 종종 글쓰기를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의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메모를 꾸준히 하다 보면 알게 된다.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것을.

매일 조금씩 적다 보면 쌓인다. 쌓이다 보면 연결된다. 연결되다 보면 이야기가 된다.

오늘도 나는 메모를 열겠다. 어제 캠핑장을 찾아온 손님이 한 말, 아침에 읽은 AI 뉴스, 양수기를 점검하다 떠오른 생각. 그것들을 적을 것이다.

5,361개째 메모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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