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한 줄 모르던 내가 사자성어 게임을 만든 방법 — AI와 함께하는 코딩 입문

2026. 7. 26. 08:21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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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은 젊은 사람들이 하는 거 아닌가요?"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생각이라기보다 그냥 당연하게 여겼다. 코딩은 컴퓨터공학과 나온 사람들이나 IT 회사 다니는 젊은 직원들이 하는 것. 68세 캠핑장 사장인 나와는 상관없는 세계.

그랬던 내가, 사자성어 퀴즈 게임을 만들었다.

스마트폰에서 실행되는 앱은 아니다. 컴퓨터 브라우저에서 열리는 웹 게임이다. 사자성어가 나오면 뜻을 맞추는 간단한 퀴즈 형식이다. 동네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강의를 할 때 마무리로 같이 해보면, 다들 재미있어하신다.

이걸 만드는 데 내가 직접 쓴 코드는 단 한 줄도 없다.


왜 사자성어 게임이었나

동네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치는 봉사를 하고 있다. 한 달에 몇 번씩 모여서 카카오톡 쓰는 법, 유튜브 보는 법, 네이버 검색하는 법을 함께 익힌다.

강의를 마치고 마무리할 때 뭔가 재미있는 걸 해드리고 싶었다. 그냥 "오늘 수고하셨습니다"로 끝내기보다, 배운 스마트폰으로 직접 뭔가를 해보는 경험을 드리고 싶었다.

사자성어를 떠올린 건 어르신들이 사자성어를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살면서 들어온 말이라 친숙하고, 뜻을 맞히는 게 재미있다고들 하셨다. 그래서 사자성어 퀴즈 게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문제는 나는 코딩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ChatGPT에게 물었다

코딩을 배울 생각은 없었다. 배우려면 오래 걸릴 것 같았고, 내가 원하는 건 코딩 실력이 아니라 게임 하나였다. 그래서 ChatGPT에게 직접 만들어달라고 했다.

처음 입력한 내용은 이것이었다.

"사자성어 퀴즈 게임을 만들어줘. 사자성어가 화면에 나오면 네 가지 보기 중에서 뜻을 고르는 형식이야.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잘 보이게 글씨가 크고, 색깔이 밝았으면 좋겠어. 어르신들이 쓰기 쉽게 버튼이 크고 단순하게."

그러자 ChatGPT가 코드를 줬다. HTML이라는 형식의 코드였다. 무슨 말인지는 몰랐다.

"이걸 어떻게 쓰면 돼?"라고 물었다.

ChatGPT가 설명해줬다. 메모장을 열어서 이 코드를 붙여 넣고, 파일명을 'quiz.html'로 저장한 뒤, 그 파일을 더블클릭하면 브라우저에서 열린다고.

시키는 대로 했다. 파일을 더블클릭했다.

브라우저가 열렸다. 화면에 사자성어가 나왔다. 보기 버튼 네 개가 나왔다. 버튼을 눌렀더니 정답 여부가 표시됐다.

게임이었다. 내가 만든 게임이었다.


고치고 싶은 게 생겼다

처음 버전은 완벽하지 않았다. 사자성어 목록이 열 개밖에 없었고, 배경색이 좀 밋밋했고, 점수가 표시되지 않았다.

하나씩 ChatGPT에게 요청했다.

"사자성어를 서른 개로 늘려줘. 어르신들이 많이 알 만한 것들로."

"배경을 하늘색으로 바꾸고, 정답이면 초록색, 오답이면 빨간색으로 표시해줘."

"마지막에 총 점수가 나오게 해줘. 몇 문제 중 몇 개 맞았는지."

"다시 하기 버튼을 추가해줘."

요청할 때마다 ChatGPT가 수정된 코드를 줬다. 나는 그 코드를 복사해서 파일에 붙여 넣고 저장했다. 브라우저를 새로고침하면 바뀐 버전이 나왔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했다. 코딩을 한 게 아니라, 원하는 것을 말로 설명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게임이 만들어졌다.


어르신들의 반응

완성한 게임을 강의 마지막 시간에 처음 써봤다.

스마트폰으로 파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링크를 만들어서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어르신들이 링크를 누르니까 각자 스마트폰에서 게임이 열렸다.

"일심동체! 이거 알아요!" 한 어르신이 첫 문제를 맞히며 좋아하셨다.

"아이고, 이건 모르겠네." 틀린 분이 옆 분에게 물어보셨다.

강의실이 갑자기 활기를 띠었다. 점수 발표를 하니 1등 하신 분이 쑥스러워하며 웃으셨다. 꼴찌 하신 분은 "다음엔 꼭 이긴다"고 하셨다.

그날 어르신들이 집에 가시면서 하신 말씀이 있다. "오늘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해봤네. 손자한테 자랑해야겠어."

그 말 한마디가, 내가 이 게임을 만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코딩을 배운 게 아니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도 HTML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 변수가 뭔지, 함수가 뭔지, 루프가 뭔지 모른다. 코드를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그런데 게임은 만들었다.

AI 시대의 코딩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드를 직접 쓰는 것보다,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말할 수 있으면, AI가 코드로 구현해준다.

이건 기존의 코딩과는 다른 능력이다. 하지만 이 능력은 나이와 상관없다. 오히려 오랜 경험에서 나온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감각'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글씨가 얼마나 커야 하는지, 어떤 방식이 직관적인지. 그걸 아는 건 젊은 개발자보다 내가 더 잘 알 수 있다.


다음엔 뭘 만들까

사자성어 게임을 만들고 나니 아이디어가 생겼다. 속담 퀴즈, 고사성어 맞히기, 사진 보고 지역 이름 맞히기.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떠오른다.

캠핑장을 소개하는 간단한 웹페이지도 만들어봤다. 역시 ChatGPT에게 요청했다. "캠핑장 소개 페이지 만들어줘. 사진 넣을 수 있고, 예약 문의 전화번호가 크게 보이게." 몇 번 주거니 받거니 하니까 그럴싸한 페이지가 나왔다.

코드를 모르는 게 이제는 크게 두렵지 않다. 필요하면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


당신도 만들 수 있다

"나는 코딩을 전혀 몰라서 못 해요."

이제 그 말은 핑계가 됐다. 코딩을 몰라도 된다. ChatGPT에게 원하는 것을 설명하는 법만 알면 된다.

원하는 게 있다면, ChatGPT를 열고 이렇게 써보자. "나는 ○○을 만들고 싶어. ○○한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고, 모양은 ○○하게. 어떻게 하면 돼?"

AI가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모르는 게 나오면 또 물어보면 된다.

코드 한 줄 몰라도 된다. 원하는 것을 말할 줄 알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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