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28. 14:20ㆍ카테고리 없음

먼지 쌓인 매킨토시 — 호기심의 시작
1980년대 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때였다. 회사 구석에 매킨토시 컴퓨터 한 대가 방치되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는 생소한 물건이었다.
대부분 동료는 무관심했다.
"저거 어떻게 쓰는 거야?" "모르겠어. 복잡해 보여. 타자기도 잘 쓰는데 굳이 저걸 배워야 하나."
하지만 나는 달랐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저게 뭘까.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만져보고 싶다.
일과가 끝나면 그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영어로 빽빽하게 쓰인 매뉴얼을 뒤적이며, 이것저것 눌러봤다. 화면이 멈추면 다시 시작했다. 답답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오, 됐다!"
글자가 입력됐다. 저장됐다. 다시 불러왔다. 신기했다. 조금씩 컴퓨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새로운 신세계였다. 타자기로 잘못 친 글자는 수정액으로 지워야 했지만, 컴퓨터는 달랐다. 지우고, 고치고, 옮기고, 복사하고. 얼마나 혁명적인 변화인지 몸소 체험했다.
컴퓨터 강사가 되다
몇 달 후, 회사 각 부서에 컴퓨터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당황했다.
"이걸 어떻게 써?" "너무 어려워."
하지만 나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엑셀, 파워포인트, 문서 작성까지 누구보다 빨랐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개인적인 탐구가 업무 능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 대리,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자연스럽게 강사가 되었다. 키보드 사용법, 마우스 클릭하는 법부터 차근차근. 내가 배운 것을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 스마트폰 — 계속되는 첫 번째 사용자
인터넷의 등장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도 나는 다시 한번 새로운 세계의 문 앞에 섰다. 전화선을 연결하고, 모뎀 소리를 들으며, 느릿느릿 로딩되는 웹페이지를 기다렸다. 답답했지만 신기했다. 집에 앉아서 세계와 연결된다는 것이.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강사가 되었다. 회사 동료들에게 인터넷 연결법과 이메일 사용법을 가르쳤다.
"선생님, 덕분에 이메일 보낼 수 있게 됐어요!" "이제 인터넷 쇼핑도 할 수 있겠어요."
스마트폰 — 망설임 없이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도 주변에서 말렸다.
"그거 왜 사? 일반 휴대전화로 충분한데. 너무 비싸잖아."
하지만 나는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다. 손 안의 컴퓨터. 80년대 말 매킨토시를 처음 봤을 때처럼, 가슴이 뛰었다. 전화, 문자, 이메일, 인터넷, 사진, 음악. 모든 것이 한 손 안에.
은퇴 후 새로운 시작 — AI와 유튜브
정년퇴직 후 캠핑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은퇴를 인생의 마무리로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시작이었다.
AI 기술을 캠핑장에 접목하다
최근 4~5년 전부터 인공지능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막연했다. AI? 그게 뭐지? 영화에서나 나오는 거 아니야?
하지만 조금씩 알아가면서 깨달았다. 이것은 80년대 컴퓨터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변화라는 것을. 나는 AI 기술을 캠핑장 운영에 적극 활용했다.
- 가로등과 각종 기기를 센서·타이머로 자동화
- 날씨에 따라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고 꺼짐
- 운영 효율이 높아지고 손님과 대화할 시간이 늘어남
유튜브 도전
유튜브도 공부하기 시작했다. 영상 촬영부터 편집, 업로드까지. 처음에는 카메라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몰랐다. 편집 프로그램은 더 복잡했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점점 나아졌다. 이 또한 매킨토시를 처음 만졌을 때처럼,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세상이 나에게 최적화된 이유
이 모든 것을 경험하며 나는 자주 생각한다. 이 세상은 내가 살아가기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인터넷에 무수히 많은 자료가 있다
- 유튜브에는 무료 강의가 넘친다
- AI는 내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준다
- 커뮤니티에는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AI 활용을 기술에 대한 의존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현명한 활용이라고 생각한다. 안경을 쓰는 것이 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듯, AI를 사용하는 것도 나의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일 뿐이다.
가장 힘든 경험조차도, 결국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설계된 것처럼 느껴진다. 일상의 소중함,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 호기심을 잃지 않는 태도. 그것들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마치며 — 먼지 쌓인 매킨토시를 만졌던 그 젊은이처럼
80년대 말 매킨토시, 90년대 인터넷, 2000년대 스마트폰, 그리고 지금 AI 시대. 나는 언제나 변화의 최전선에 서고자 노력해 왔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하나.
호기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두려워하기보다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할 것이다. 실패할 수도,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 자체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자연과 기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내 삶이 참으로 만족스럽다.
세상은 나에게 딱 맞게 최적화되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세상을 최대한 누리며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