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최부자처럼 살기 — 정년퇴직 후 시골 캠핑장에서 배운 '나눔의 삶'

2026. 8. 2. 10:55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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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최부자처럼 살기

정년퇴직 후, 나는 시골을 선택했다

수십 년간 직장 생활을 마치고 맞이한 퇴직. 많은 분들이 "이제 푹 쉬어야지"라고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시골에서 캠핑장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귀촌을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세운 원칙이 있었다. 단순히 사업을 하러 이곳에 오는 게 아니라, 이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었다. 마을에 들어온 이상, 마을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의 뿌리에는 경주 최부자가 있었다.


경주 최부자 정신이란 무엇인가

경주 최부자 가문은 조선 중기부터 12대 300년에 걸쳐 만석꾼의 부를 유지하면서도, 그 재산을 지역 사회와 나누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들이 남긴 가훈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 권력에 기대지 않는다
  • "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마라" — 탐욕을 경계한다
  •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 이웃을 살핀다
  •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마라" — 남의 어려움을 이용하지 않는다
  •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 — 검소하게 산다

이 정신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다. 삶의 방식 자체가 나눔이었다. 나는 이 정신이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마을 어르신들의 스마트폰 선생님이 된 캠핑장 주인

우리 마을은 노인 인구가 많다. 스마트폰은 있지만 쓸 줄 모르는 분들, 공공기관 앱이 낯선 분들, 컴퓨터로 뭔가를 써야 하는데 막막한 분들이 많다.

나는 그분들이 찾아오면 최대한 도와드리려 한다.

  • 스마트폰 사용법 알려드리기 (카카오톡, 유튜브, 건강보험 앱 등)
  • 컴퓨터로 문서 작성하는 법 설명해 드리기
  • 관공서 민원 건의문 함께 작성하기
  • 정부 지원 제도 찾아드리기

처음에는 어색해하시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저기 캠핑장 아저씨한테 물어보면 돼"라고 하신다고 들었다. 그 말이 어떤 사업 성과보다도 뿌듯하다.


마을 입구 캠핑장, 여름에는 냉커피 한 잔

캠핑장이 마을 입구에 있다 보니, 마을 주민들이 지나가다가 자연스럽게 들르신다. 여름에는 시원한 냉커피 한 잔을 대접한다.

"그냥 지나가다가 들렀는데"라며 쑥스러워하시는 어르신들과 마루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가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마을 이야기, 자식 이야기…

장사 잘 되는 캠핑장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편히 쉬어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경주 최부자 가문이 "솟을대문을 항상 열어두었다"는 이야기처럼, 나도 내 공간의 문을 열어두고 싶다.


귀촌 후 깨달은 것 —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풍요롭다

퇴직 전에는 '내가 열심히 일해서 내 가족을 먹여 살린다'는 생각이 삶의 중심이었다. 그런데 귀촌 후 이 마을에서 살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 오히려 내가 더 충만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주 최부자 가문이 300년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건 재산이 많아서가 아니라, 지역 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철학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철학을 내 방식으로, 내 작은 공간에서 실천하고 싶다.


마치며 — 이 마을에 있는 동안,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거창한 목표는 없다. 그저 내가 이 마을에 있는 동안, 마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 지나고 나서 누군가가 "그 캠핑장 아저씨 있잖아, 참 좋은 사람이었어"라고 기억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경주 최부자의 정신이 21세기 시골 캠핑장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당신이 있는 자리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 나눔은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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